2022년 1월 2일, 나는 업종을 바꿨다.
약 19년 하고도 9개월 동안 대기업이 운영하는 큰 서비스 중 일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유지 보수하는 일을 해 왔다.
이제는 작은 회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운영한다.
대략 비교하면,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드는 일에서 고객이 서비스 예약, 결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일을 시작하고 약 5년 정도 흘렀을 때(2007년), 개발 트렌드 리더는 웹(WEB)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나는 웹 개발자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노가다 예요.. 전 서버 개발이 하고 싶어요.”라고들 했다.
분명 그렇게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웹 개발은 알고리즘이랄 것도 로직이랄 것도 없어 보이기도 했다.
보는 사람마다 쉽게 생각하고, 고객 한마디에 변경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업무 방식이나 하는 일에 발전이 있으려면 웹(WEB) 분야의 변화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려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고 스마트폰이 나타났으며 모바일 시대가 개화되고 성숙했다.
잘되는 이웃집을 지켜보면서 부러웠다.
난 20년 전 방식대로 오늘도 일하고 있었다. 빅데이터, AI, WEB3.0, 메타버스, 컨테이너, … 그런 용어들은 적어도 내가 일하는 세상에서는 마케팅 용어일 뿐이고 스쳐 지나가는 유행으로 치부되었다.
세상은 변했지만 내 업은 그대로인 것 만 같았고, 덩달아 나도 내 업을 닮아있었다.
불안했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그 기분이었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연일 파티 중인 세상에 나만 초대받지 못한 것 같은 소외감.
타 업종으로의 시도는 이미 한번 실패가 있었다.
그때보다 시간이 흘렀기에 처음 시도보다 더 큰 위험이 되었다. 아들은 더 컸고 난 나이 들었으며 세상은 더 멀어진 상태다.
이제 지금보다 더 큰 위험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다섯 번째 퇴사를 한다.
다섯번째 퇴사(마지막) - 왜 일 하는가?
퇴사를 며칠 앞둔 어느 날이었다. 한 분이 이야기하셨다. "어차피 직장생활은 노예 생활 아니겠어? 로또가 답이야" 난, 울컥했다. "전 일하면서 노예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그분은 이렇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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