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도 8월 말
이제 약속한 퇴사 예정일을 한 달 남겨둔 상황이다.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
9월 추석 연휴와 남은 연차를 사용하면 이제 출근은 2주 남짓.
초조한 마음에 너무 급하게 찾다가 실수할까 하여 10월 한 달 노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다.
주식을 팔면 한 달은 버틸 수 있겠다는 계산이다. 퇴직 연금은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아직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
적임자가 떠오르지 않지만, 그래도 부장님들은 많았다. 부서의 40% 가 부장이니까...
"저 출근일이 며칠 안 남았어요~ 후임자는 누구인가요? 인수인계를 못 했는데.. 저 9월 15일 이후에는 안 와요~"
지금껏 나쁘게 헤어진 회사는 없었다.
며칠 뒤, 후임자 결정 회의에 초대되었다. 그리고 당황했다.
'이렇게 서투를 수가...'
윗 선에서 고심하여 제안 한 친구(같은 팀 개발 PL)가 내년 3월에 육아휴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듣고 나를 부른 것이다.
'개별적 의사 타진 없이, 회의에서 후보자에게 처음 제안했다니..'
회의의 결론은 이랬다.
"미안하지만, 갈 곳이 결정되었으면 어쩔 수 없지만 현재 업무 상 12월까지 있어주면 좋겠다"
서투름에 어이없음과 그동안 뭐 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묘한 안도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사실 9월 퇴사 결정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지긴 했다. 업무가 지연되면서 연말에 일이 몰리는 상황은 맞다.
내가 없으면 업무 마무리가 불가하다는 개발 PL(제안받았던 친구)의 말도 설득력 있었고, 난 함께 일하던 친구 이야기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동안 좋은 관계를 갖던 고객사 분들도 생각났다.
결국 난 조건부로 12월까지 근무를 수락했다.
두 번째 굴복이자 현실 도피였다.
단, 3분기(7/8/9월)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조건을 달았다.
첫째, 9월 말까지 후임자를 결정해 주세요.
둘째, 12월까지 후임자 지시에 따라 일 하겠습니다.
삼 년 고개 이야기가 생각났다. 3개월씩 연기하다가, 내가 제일 회사를 오래 다닐지도 모르겠다.
다섯번째 퇴사(10) - 결정되다
벌써, 21년 12월 첫째 주가 되었다. 마치 계속 일할 것처럼, 그리고 내 사업을 하는 것처럼 일하고 있다. 몇몇은 정말 퇴사하는 것 맞냐고 묻는다. 코로나로 인해 팀원들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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