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길지만, 한 달은 짧다.
퇴사를 말하고, 비겁하게 퇴직 일자를 연장하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두려움과 비겁함에 연장했으나 그럴듯한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나를 세일즈 할 시간을 갖고자 했다. 블로그를 통해 나를 홍보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정리하지 못한 내가 해냈던 일들을 정리하려고 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 아무것도 남은 것 없는 상태!
시간이 없어 못한 것이 아니란 건 나를 포함해 모두가 안다. 밑천이 드러날까 두렵고, 아직 절실하지 않은 것이 이유일 것이다.
머리는 복잡해도, 몸은 무의식 중에 회사에 가 있거나 집에 와 있었다.
미래가 걱정이자만 당장의 월급은 나왔고 카드값, 고지서 등 기계적으로 평소보다 더 잘 계산하고 있었다.
나는 왜 퇴사를 말했을까?
회사는 비전이 없다고 느꼈고, 이렇게 일해서는 고객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코딱지만 한 회사인 줄 알았는데 이해 관계자는 왜 그렇게 많은 건지, 뭘 하려고만 하면 대기업 뺨친다.
벌어지는 일마다 한심했고, 남이 하는 일은 내가 더 잘할 것 같았고, 내가 하는 일은 시간낭비처럼 느껴졌다.
똑똑한 사람들은 자꾸 나가는 것 같고, 욕심쟁이 고집쟁이는 천년만년 다니는 듯했다.
나는 용감한 똑똑한 사람일까? 천년만년 일까?
쓰고 보니, 세상 어떤 회사를 대입해도 다 통하는 말 같기도 하다.
문득 아직도 이런 철없는 투정 할 나이인가? 싶기도 하다.
세상 다 아는 선배처럼 일장 연설을 하던 내가 생각나 너무 부끄럽다.
'누가 누굴 가르쳤을까?' 서글프고 씁쓸하다.
두렵고 무섭다기보다, 짜증이 솟구친다.
다섯번째 퇴사(6) - 모범생의 최후
최근, 돈벌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새삼스럽다. 자본주의라면 당연히 자본이 중심인데, 세상은 알려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세상은 자본가가 되라고 하지 않았고, 성실한 노동자가 되라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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