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18일(화)
입사 후, 2주가 지나갔다.
내용 파악 기간이라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을 받지는 않고 있다.
마음이 급하니 새로운 도구를 이용할 생각은 못한다.
온통 grep (키워드가 포함된 파일을 찾는 명령어)으로 뒤적뒤적하고 있다.
저녁에는 퇴근해서, 더듬더듬 웹 프로그래밍 책을 따라 해 본다.
그래도 마음을 쓰니 조금씩 틈이 보인다.
엊저녁에 본 내용이 오늘 소스코드에서 튀어나오고, 낮에 검색하고 읽었던 내용이 저녁에 책에 나온다.
그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처음 신입사원 때 기억이 난다.
너무 몰라서 선배들에게 하나도 묻지 못했다. 어디까지 모르는 것이 허용되는지 몰라서였고, 나의 무식이 들킬 것 같아서였다.
신입 때는 물어볼 때가 없어 대학 동기들에게 메신저로 물어보곤 했다.
모르는 놈이 다른 회사의 모르는 친구에게 물어보는 셈이다. 답을 구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많은 위로가 된 것으로 기억한다.
또 주말이면 1시간 반씩 들여서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 가서 책을 뒤적거렸다.
지금은.. 구글이 있어 감사하다.
조금씩 소스가 눈에 들어오는 듯 하지만, 프레임워크를 통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모르겠다.
원리를 알고 싶지만, 아직 나에게는 사치인 것 같다.
내일이라도 일을 맡으면 해결해야 한다.
전화 오는 곳도 없고, 메일도 잠잠하며, 회의도 없다.
하루가 이렇게 길었던가? 점심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나?
6시 30분만 되어도 사무실엔 나 혼자 뿐이다.
꿈꾸던 온전한 내 시간을 가졌으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조마조마하다.
마지막 기회라고 다짐하면서도 몸을 이기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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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지않은 처음(4) - 무엇으로 일 하는가?
22년 1월 어느 날 40보다는 50이 가까운 나이에, 신입사원을 두 번째 겪고 있다. 처음 신입사원일 때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기에 매사에 당황하는 건 나뿐! 오히려 당황하는 내가 귀엽게 보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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