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해(2) - 불안

신랑각시 2022. 12. 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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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필요해(1) - 지금

나는 B2C (Business-to-Consumer)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지나온 이전 회사들에서는 데이터를 볼 수 없었다. 직접 서비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 회사로부터 개발 요구사항을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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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표님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대표님보다 나이 많은 유일한 직원으로, 나도 그렇지만 대표님도 불편해 보여서 자리를 피하기도 했었다.

사실, 외부 투자를 100억이나 받고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분과의 대화는 기회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대표님과 대화를 하면서 더 혼란스러워졌다.

우선, 대표님은 현재 서비스에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는 듯했으며 신사업에 관심이 더 많아 보였다.
그러다 보니, 현재 서비스 개선 및 향상이 다 부질없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당장 현재의 서비스를 위해 회사에 존재하는데, 대표님의 속내를 알게 되니까 열심히 할 수도 없었고 안 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회사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말하기도 어려웠다.


2022년 연말인 지금은 뭔가 시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대표님의 생각이다.
경제 불황의 초입으로 대기업도 현금흐름이 좋지 않으며, 이름 있는 스타트업도 폐업하거나 매각을 시도하느라 부산하다.

그럼, 지금 일에 정성을 다 해야 할까?

서비스를 알아갈수록 아쉬운 것들도 함께 보인다.
내가 아쉽다고 해서, 문제가 있거나 틀린 건 아니다. 나도 많이 틀리니까...

그대로 둬도 지장은 없다. 마음에 안 들뿐이다.

탈탈 먼지를 털면, 그 순간에는 불편하고 힘들어도 뿌듯할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함과 힘듦을 감수하고 얻은 뿌듯함은 누굴 위한 뿌듯함인가?

시간이 가면 다시 먼지가 쌓일 테고, 다른 사람이 보면 내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이 먼지로 보일 테다.


나의 일 이면서도, 나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직원 입장에서의 고민을 하다 보니, 언제까지 이런 고민을 해야 하나? 자괴감도 든다.
확실한 건, 직장 생활은 끝이 정해져 있고.. 오늘은 살 수 있어도 내일은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모든 것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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