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해(3) - 홀로 서 있다

신랑각시 2024. 3. 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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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필요해(2) - 불안

이전글 보기 용기가 필요해(1) - 지금 나는 B2C (Business-to-Consumer)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지나온 이전 회사들에서는 데이터를 볼 수 없었다. 직접 서비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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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불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져갔다.

새로운 도전은 이제 곧 만 1년이 될 것이다.

그동안 난 무엇을 얻었는가?

이제 겨우 한 사람 몫을 할 정도는 된 것 같다. 
하지만,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머리는 복잡하지만, 현재 내 주변 환경은 편안하기 그지없다.
야근도 없고, 쫓기는 일정도 없다. 누구의 터치도 없다.

이런 환경에서 나의 다짐만으로는 새로운 노력을 하기 어려웠다.
스스로 결심한 것들을 묵묵히 해낼 만큼 나는 의지가 굳세지 못하다.

몇 달만 더 있으면, 무언의 압박을 받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칭찬받고 살아왔던 직장생활과 다른 생활이 될 듯했다.

가정의 적자가 매달 심해지고 있는 것도 아픈 부분 중 하나였다.
우리 집 형편은 내 생각보다 쉽게 수입에 적응하지 못했다.

주사위를 던져야 할 때다.

Go~ 아니면, Back~ 그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빈 들에 서야 하나...

막연한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었고,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나를 본다.
10년 전부터 이런 날이 올 줄을 알고 있었지만,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변명을 하자면 오늘이 어제 같았고, 오늘이 내일 같은 10년이었다.
늘 비슷한 오늘이기에 10년 전의 걱정이.. 늘 미래의 걱정일 줄만 알았다.

선배, 친구, 후배 등 비슷한 또래에 묻혀 있어, 세상 바뀌는 걸 몰랐다.
이제는 선배도 후배도 없이 홀로 서 있다.

 

곤히 자고 있는 11살의 아들 손을 살며시 잡아본다.